개인적으로 주말에하는 어느 예능보다도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나는 이번 방송에서 꽤 인상깊은 장면들을 볼 수가 있어 즐거웠다. 어느 순간부터 주말 예능에서는 '즐거움, 감동, 슬픔'을 함께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그것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이번 회차에서는 '인간 유재석'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매력과 '리더 유재석'이 가지고 있는 리더쉽을 보여주는 프로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이 장면이었다. 50도가 넘는 경사를 오르는 것에 대해 '지치고, 겁먹은' 길을 위해 힘든 와중에도 스스로 내려가 길과 함께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강추위'와 '힘겨움'으로 포기하려고 하는 길을 다독이며 함께 오르는 '유재석'의 모습은 정말 인상 깊었다. 그리고 그 장면 속에서 내 머리 속을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1950년대 6.25 이후 황폐해졌던 국토 위에서 눈부신 발전을 통해 '한강의 기적'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고속 성장'의 신화를 이 룩한다. 그리고 현재는 세계적으로 20위권 안에 들어가는 강국이 되었다(지난 3년 동안 '잃어버린 10년'을 찾아 1970년대로 돌아가고 있는 듯). 1970년대 우리나라는 수출주도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대기업'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며 성장을 위한 정책을 펼쳐오게 된다. '대기업'에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 '고학력'의 '대학교 졸업자'를 육성하도록 되었다. 그런 정책이 오랜동안 유지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성적 위주의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는 서열화'가 가속되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영재를 육성하기 위해 만든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는 국내 유명대(SKY)를 가기 위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초등학교까지 '일제고사'를 통해서 전국적으로 서열화를 매기고 있으며, 이런 서열화에 반대하는 많은 세력들을 다양한 억압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는 '다양성'과 '대체가능함'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저 자신들의 '정책수행의 편이성'과 '절대성'을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한 것이 사실이다. 일제고사는 '학업성취도평가'를 하겠다는 취지로 다시 재도입했지만, 결국은 '성적'으로 평가하고 서열화 할 뿐이다.
IMF를 거치고 국제경기의 침체를 겪으면서, 우리사회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현정권(2MB)은 '자유시장경제주의'를 내세우며 여전히 '성장'을 외치면서, '4(死)대강 사업'을 지속하면서 '경북 포항지역'과 토건(토목건설)족들을 '부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이 녹색성장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거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임에도 '예산'사용에 대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으며 그들이 사업초기에 말하던 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부가적인 수익들에 대한 '의아함'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물리적인 자원'이 부족한 '자원부족 국가'다. 우리 스스로 '우리 민족은 머리가 좋다'라고 하며 우리에게 풍부한 '인적자원'을 경쟁력으로 삼아서 치열한 '세계'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이제 '경쟁' 속에서 뒤쳐지는 낙오자들까지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고효율'을 위해서 '품종개량'을 하면서 '수확량'이 높은 품종으로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 이렇게 '품종 개량'을 통해 개량된 종은 '병충해'에 취약하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없이 약을 치고 사람이 손길로 보듬어주어야 한다. 기상이변과 병충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품종을 '종자은행'에서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정말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과 상황들이 어울어져 발생하는 변화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풍부한 인적 자원'이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서 1등만이 최고라며, 그 이외의 순위자들은 낙오자라고 하면서 사회에서 솎아낸다. 그런 치열한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이 장면은 거의 마지막 쯤에 나왔다. 스키점프대 끝에 있는 고지에 도달하기 위해 50도 경사의 점프대를 올라가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던 그들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길이가 남았다. 길이는 발목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올라갔다가 미끌어졌다가를 반복하면서 점점 지쳐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재석은 안정권(잡고 올라갈 수 있는 줄의 끝)에 서서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길을 다독여주누다. 다독여주면서 '길'을 걱정하고 있는 유재석의 모습이 정말 '인간적이면서 우리가 추구해야할 리더'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리더같지 않은 기업형 CEO 대통령'을 3년 가까이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그 사람은 사회약층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리더'다. 자기 세력을 옹호하고 그 세력을 확충하기 위해 뒤쳐진 자들을 위한 '복지'까지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그런 사회의 모습과 웃음을 위한 '예능프로' 속에 MC의 모습이 너무나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더 감동스러웠고', 그래서 '더 슬펐다'.
미안해하는 길이를 다독이며 '괜찮으니까, 포기하지마'라며 다독이는 유재석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인간 유재석'의 모습에 매료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의 행동을 통해 나는 '우리 사회에 한마디 하고 싶다.'
이제 우리는 '성장'보다 '기회의 평등, 복지' 등의 정책적인 부분과 '1등만을 기억한다'라는 풍토를 바꿔야할 시기에 왔다. 지독한 '부익부 빈익빈'과 '경쟁'위주의 '사회풍토' 속에서 낙오자 없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같이가자. 서로의 손을 잡고, 힘겨워하는 이에게 손을 내밀고 부축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 우리는 '100미터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줄을 다리에 묵고 함께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