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끊임없이 나를 뒤쫓아오는 존재가 있었다.
그 존재를 떨쳐내기 위해 달리고 달려보아도 그 존재는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내가 그림자라는 의미로 그 존재를 인식하기 전 부터 나와 함께 해왔다.
'빛이 나에게 부딪쳐 흡수되거나 반사되면서 생긴 빛의 공백이 사물에 나타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따지고 보면 어둠의 존재, 그런게 아니다.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빛이 내게 부딪쳐 생긴 약간의 공백일 뿐.
카메라를 들면서부터 내 자신의 그림자를 찍는 취미를 가지게 된 것 같다.
나보다는 좀 더 길어보여서(?) 찍기 시작한 것 같다.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림자의 모습은 내게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라는 녀석은 28년을 살아오면서 그다지 변한 것 없는 모습으로 지금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그림자라는 녀석은 하루에도 볼 때마다 그 모습을 바꿔가고 있는 것은 나에게 신비롭다.
나도 그림자처럼 되고 싶다.
그림자는 나처럼 되고 싶다.
이런 두 사람의 욕심이 만나게 되면, 그림자 놀이가 된다.
나는 그림자를 약올리려고 팔을 든다.
그럼 그림자는 나를 따라 팔을 들며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
그림자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서 몸을 움추린다.
그림자는 둥그렇게 변한다.
문득, 그림자로 이야기를 써보자라는 생각에 주저리주저리 적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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